퇴근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. 오늘 물을 마셨나?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아침에 커피 한 잔, 점심에 국물 조금이 전부였습니다. 물은 마신 기억이 없었습니다. 그날 오후 내내 이유 없이 집중이 안 되고 머리가 멍했던 게 이것 때문이었을까 싶었습니다.
물 2리터를 마셔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. 그런데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. 바쁘면 잊게 되고, 갈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부족한 상태라는 것도 압니다. 그런데도 물 마시기는 늘 뒷순위로 밀립니다.
수분 부족이 몸에 하는 일
우리 몸의 약 60%가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 이 비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몸 곳곳에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.
체내 수분이 1% 부족해지면 갈증을 느끼기 시작합니다. 2% 부족해지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. 3%가 되면 두통이 생기고 피로감이 심해집니다. 오후에 이유 없이 멍하고 집중이 안 될 때, 두통이 자주 올 때, 입술이 자꾸 마를 때 — 이 모든 게 수분 부족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.
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마시는 커피는 수분 보충이 되지 않습니다. 카페인은 이뇨 작용이 있어 오히려 수분을 배출시킵니다. 커피를 마실수록 물을 더 마셔야 하는 이유입니다.
왜 물 마시기가 이렇게 어려울까
바쁠수록 갈증 신호를 무시하게 됩니다. 뭔가에 집중하다 보면 몸의 신호를 인식하지 못합니다. 또 물보다 커피, 음료수처럼 맛과 자극이 있는 것에 손이 먼저 갑니다. 물은 맛이 없으니까요.
그리고 마실 물이 눈앞에 없으면 생각이 안 납니다. 이게 핵심입니다. 물 마시기는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입니다.
현실적으로 물 마시는 습관 만드는 법
텀블러 하나를 책상 위에 두기
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. 눈에 보여야 마십니다. 500ml 텀블러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, 하루에 네 번 비우는 것을 목표로 삼으세요. 2리터가 됩니다. 큰 물병을 하나 두고 하루에 다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. 얼마나 마셨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동기 부여가 됩니다.
커피를 마실 때는 물도 함께
커피를 마실 때마다 물 한 컵을 함께 마시는 규칙을 만들어보세요. 커피 한 잔에 물 한 컵. 이 루틴을 만들면 커피를 하루 세 잔 마시면 물도 세 컵은 마시게 됩니다.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않아도 되고, 커피라는 기존 습관에 얹혀가는 방식입니다.
알람을 세 번 맞춰두기
오전 10시, 오후 1시 반, 오후 4시. 이 세 번 알람에 ‘물 마시기’라고 적어두세요. 알람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한 컵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됩니다. 처음엔 귀찮게 느껴지지만, 2주만 지나면 알람 없이도 그 시간쯤 되면 물 생각이 납니다.
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잔
수면 중에는 호흡과 땀으로 수분이 계속 빠져나갑니다. 7~8시간을 자고 나면 몸은 이미 가볍게 탈수된 상태입니다. 기상 직후 미지근한 물 한 컵은 하루를 수분이 충분한 상태로 시작하게 해줍니다.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위장에 부담이 적습니다.
물을 맛있게 만들기
물이 맛없어서 못 마시겠다면, 레몬 한 조각이나 민트 잎을 넣어보세요. 탄산수도 좋습니다. 수분 보충 효과는 동일합니다. 맛이 있으면 손이 더 자주 갑니다.
수분이 충분할 때 달라지는 것들
물 마시는 습관을 일주일만 제대로 지켜보면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. 오후의 집중력이 올라가고, 두통이 줄어들고, 피부가 촉촉해집니다. 피로감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. 카페인에 의존하던 것이 줄어들기도 합니다.
거창한 건강 습관이 아니어도 됩니다. 물 한 잔이 만드는 변화가 생각보다 큽니다.
마치며
오늘 텀블러 하나를 책상 위에 올려두세요. 그게 시작입니다. 내일부터 물 마시기를 기억하겠다는 결심보다, 눈앞에 물병을 두는 환경 변화 하나가 훨씬 효과적입니다.
